SBS 앤서니 글로버는 자유투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올 시즌 들어 270개를 던졌지만 108개나 못 넣어 자유투 실패에서 단연 1위. 성공률은 60%로 반타작을 겨우 웃도는 정도. 이 때문에 경기가 끝난 뒤 자유투 특별 훈련을 자청한 적도 있었다.
그런 글로버가 10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3∼2004 애니콜 프로농구 삼성전에선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글로버는 SBS가 80-78로 겨우 앞선 경기 종료 1분35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은 데 이어 종료 52.9초 전에 다시 자유투로 2점을 보태 84-78을 만들며 승기를 굳혔다. 3점차로 앞선 종료 13.2초 전 승리를 확정짓는 피날레 자유투 두 방을 꽂은 것도 글로버.
이날 양 팀 최다인 31점을 터뜨린 글로버의 자유투 성공률은 100%. 그것도 승부가 갈린 4쿼터에만 6개를 던져 모두 성공시켜 동료들을 놀라게 했다. 평소 훈련 전후 혼자 자유투를 100개 가까이 던진 덕분.
글로버와 알렉스 칼카모(27득점, 11리바운드)가 골밑을 지킨 SBS는 삼성을 88-83으로 꺾고 5연패에서 벗어났다. 전날까지 SK 모비스 KTF와 공동 7위(최하위)에서 단독 7위(14승29패)로 상승.
삼성은 주희정(20득점)과 안드레 페리(24득점)가 공격을 이끌었으나 허리 부상으로 4경기째 벤치를 지킨 서장훈의 공백으로 2쿼터 한때 18점차까지 뒤졌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