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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1차 동시분양 무더기 미달사태

입력 | 2004-02-11 16:34:00


서울 1차 동시분양에서 무더기 미달사태가 재현된 가운데 2차 동시분양 공급 물량이 당초 예상 수준의 30%선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날 서울지역 1차 동시분양 2순위 청약 접수를 마감한 결과 5개 단지 591가구 가운데 3개 단지 231가구가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2순위까지 1차 동시분양의 미달 가구는 전체 모집 가구 수의 39%로, 지난해 11차(20%·332가구)와 12차(23%·437가구)에 이어 미달 가구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번 분양에서는 5일부터 4일 동안 청약 접수 결과 5개 단지 가운데 서초동 신영프로방스(1순위 마감·3.3대 1)와 청담동 동양파라곤(2순위 마감·3대 1) 2곳만이 분양을 마감했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마당에 분양원가 공개 논란까지 불거지자 건설업체들은 아파트 분양 일정을 늦추고 있다.

본보 조사 결과 2차 동시분양 참여신청서 제출 마감일인 11일 오후 4시 현재 3월 초 예정된 서울 2차 동시분양에 참여하기로 확정한 사업장은 5개 단지 691가구에 그쳤다.

이는 당초 예정물량인 15개 단지 2286가구에 비해 단지 수로 33%, 가구 수로는 30%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잠실주공 4단지 재건축 물량(일반분양분 540가구)과 금호11구역 재개발단지(256가구)의 분양은 4월에 있을 3차 동시분양 이후로 연기됐다.

분양을 연기한 업체들은 겉으로는 '제출서류 미비', '인허가 절차 지연' 등의 이유를 대고 있다. 하지만 '요즘 상황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잠실주공 4단지 재건축아파트 시공사인 LG건설 관계자는 "분양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평당 평균 1820만원의 분양가가 먹혀들지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역삼동 개나리2차 재건축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구청 및 조합 측과 구체적인 분양가를 협의중"이라고 밝혀 분양가 산정에 애를 먹고 있음을 시사했다.

닥터아파트 김광석 정보분석팀장은 "지난해 11차 동시분양 이후 동시분양 단지의 평당분양가가 계속 낮아졌지만 수요자들을 이끌어 들이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면서 "분양가를 낮춰 실수요자들에게 어필하지 않는 한 대규모 미달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