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내놓고 있는 각종 일자리 창출 대책에 대해 ‘실적주의에 치중한 단기대책’이라는 비판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1일 ‘일자리 창출의 제약 요인과 극복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방안은 대체로 ‘일단 일자리부터 만들자’라는 공급 중심의 사고에 기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일자리 수요를 창출해 공급과 일치시키는 시장주의적 접근이 아니라는 것.
보고서는 고용시장이 국제화되면서 신규채용에 대한 세금감면 등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대책으로는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경쟁력 약화와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자극할 수 있도록 투자여건을 개선하고 기술벤처를 비롯한 소규모 기업에 대한 창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적극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중도우파 성향 시민단체인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가 이날 서울 종로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한 ‘일자리 창출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도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대책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노동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이 청년실업 해소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중소기업이 살아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정열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은 일시적이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기업이 고용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학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정부가 실적주의에 연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고용부진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최근 고용부진을 노동생산성을 뛰어넘는 임금상승률, 대기업 노조의 이기주의, 정부의 과도한 규제 때문으로 진단하고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해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1999년 이후 실질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웃돌면서 2001년에는 생산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이 경쟁상대국인 대만과 싱가포르보다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임금상승→대규모 사업장의 자동화 촉진→고용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한경연 보고서는 “대규모 사업장이 자동화를 통해 채용규모를 줄이면서 제조업이 주도하고 있는 수출이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일자리는 줄어드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줄이고 정부 규제를 대폭 줄여 투자를 유도해야만 고용이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