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생들을 동원해 관제데모나 다름없는 ‘학교교육 정상화 촉진대회’를 여는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1970년대 유신독재시대도 아닌 지금, 어떻게 추운 날씨에 어린 학생들을 모아놓고 ‘선행학습 과외 의존하면 창의력 저하된다’ 따위의 구호를 외치게 한다는 말인가.
지난달 유인종 교육감이 선행학습 과외 알선교사와 학생을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을 때 본란은 공교육의 질을 높이면 선행학습 과외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제는 시대착오적 관제데모까지 지시하고 있다니 유 교육감에게 과연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보다 사교육 탓하는 데 열중하면서 어린이들을 가두행진이나 시키는 유 교육감에게 더는 서울시 교육을 맡기기 어렵다고 본다. 교육감이 교육에 반(反)하는 행정지시를 일삼는데도 선출직 교육자치단체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이에 대해 경고 한 번 않고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은 직무 유기다.
우리 교육을 30년 전으로 후퇴시키는 ‘교육독재’에 항의해 불신임 또는 퇴진운동이 일어나기 전에 유 교육감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교육감 주민 직선 법률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돼 교육소비자가 원하는 공교육개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