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청문회에서 송광수 검찰총장이 입을 꾹 다문 채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있다.
“자식이 밉다고 꿔오는 것보다, 있는 자식을 믿는 게 좋다. 엎어지고 넘어지더라도 제대로 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불법 대선자금 수사의 편파성을 추궁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한나라당 심규철(沈揆喆) 의원은 송 총장에게 “DJ정권 시절 여당에 201억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던 SK가 한나라당에만 대선자금 100억원을 줬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느냐”고 따졌다.
또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이 2002년 노무현 대통령후보에게 전달한 경선자금 5000만원과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에게 건넨 1억원, 김해관광호텔에서 전달한 1억원(추정)을 합치면 모두 2억5000만원이다. 이는 1년 후원금 한도를 초과한 불법 아니냐”고 질의했다.
송 총장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도둑론’을 제기하며 대검 청문회의 부당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열린우리당 최용규(崔龍圭) 이종걸(李鍾杰) 의원은 “국민은 청문회의 의원들을 모두 ‘도둑’이라고 생각한다. 도둑이 수사 관계자에게 질문할 자격이 있느냐. 한나라당은 차떼기 자금의 사용처부터 밝히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스스로 청문회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 나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면으로 받아치지는 않았다.
또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법사위원이 아니면서도 청문회 도중 법사위원석에 앉아 있다가 “양식이 있다면 당장 일어나라”는 김기춘(金淇春) 법사위원장의 지적을 받은 뒤 머쓱한 표정으로 일어나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