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 중인 권노갑(權魯甲) 전 민주당 고문이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경선자금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권 전 고문은 “그 친구(정 의장) 경선자금은 이제 법적 처벌을 받는 시효는 만료됐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도덕적 심판은 남아 있고,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내가 내용을 공개하면 그는 도덕적으로 죽는다”고 말했다고 11일 발매된 ‘주간동아’가 보도했다.
권 전 고문은 9일 옥중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김근태(金槿泰) 의원은 자기를 죽이고 고백성사로 용서를 받았지만,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을 밟고 가는 방법을 택했다. 나는 그가 하는 모든 말과 개혁은 위선과 거짓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권 전 고문은 또 2000년 말 정 의장이 정계은퇴를 요구했던 일과 관련해 “자기 부인하고 우리 집에 찾아와 우리 집사람이 (돈가스점을 운영하며) 힘들게 돈 번다며 어깨 주무르고, 그렇게 나한테 잘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라고 배신감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터무니없는 날조다. 대답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 특히 권 전 고문의 어깨를 주물렀다고 하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고 열린우리당 정기남(鄭基南) 부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인터뷰 내용은 평소 측근들에게도 늘 해왔던 것으로 모두 사실이다”며 “권 전 고문은 건강상 문제로 이번 국회 대선자금 청문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적절한 시기에 정 의장의 경선자금 문제 등을 직접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