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외무성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외무심의관과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일본 정부 대표단이 11일 북한을 전격 방문했다.
일본 외무성은 “대표단은 13일까지 평양에 머물면서 북한 당국과 일본인 납치문제 및 북한 핵문제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일본이 독자 외교 루트를 통해 공식 접촉을 갖는 것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북-일 양국은 지난해 8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한핵 6자회담 도중 따로 만나 양국간 협의를 계속키로 합의했으나 북한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대화가 중단된 상태였다.
대표단은 북한과의 접촉에서 △납치문제 논의를 위한 양자회담 개최 △북한에 남아 있는 납치피해자 가족 9명의 조기 귀국 △기타 납치 피해자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일본 언론은 대표단의 면면을 볼 때 납치문제 외에 북핵 문제와 북-일 국교정상화 등 양국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나카 심의관은 북한과의 막후협상을 통해 북-일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인물이고 야부나카 국장은 6자회담의 일본측 수석대표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