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라이어 캐리의 비위를 맞춰라.”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이 세계적인 팝가수 머라이어 캐리(34·여)를 손님으로 맞아 바짝 긴장하고 있다.
13일 오후 9시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BEXCO)에서 첫 부산 공연을 갖는 캐리는 공연장에서 가까운 이 호텔에 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간 묵게 된 것. 캐리와 그의 스태프 40여명은 모두 38개 객실을 쓰고 있다.
호텔측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캐리의 요구에 응하기 위해 전담요리사와 의전팀을 구성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캐리의 객실은 하룻밤에 250만원인 프레지덴셜룸으로 성대 보호를 위해 건조하지 않게 해달라는 그의 요구에 따라 호텔측은 가습기 6개를 방안 곳곳에 배치했다.
또 파파라치를 의식한 때문인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모두 차단해 달라고 요구해 객실 커튼도 검은색으로 바꿨다.
여기에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자신의 DVD를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 침대 앞에 1000만원짜리 42인치 PDP TV와 고급 오디오시스템을 설치했고 헬스용 자전거도 갖다 놓았다.
메인룸 옆의 작은 침실은 가구를 모두 치우고 전용 드레스룸으로 꾸몄으며 경호원들이 24시간 객실 앞을 지키고 있다.
식성도 까다로워 빵에 발라먹는 특정 브랜드의 버터와 건포도가 들어간 곡물 시리얼, 2% 이하 저지방 우유, 신선한 참치회를 요구해 직원들이 이를 구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그래도건포도 시리얼은 구하지 못해 주방장이 직접 만들기로 했다.
또 언제 특이한 음식을 주문할지 몰라 양식 및 일식 조리 담당자들이 24시간 교대로 비상대기하고 있다. 실제로 캐리는 12일 오전 4시에 계란만 넣은 샌드위치를 주문하기도 했다.
호텔 관계자는 “수익이 별로 나지 않고 고생도 많지만 세계 최고의 스타를 모신다는 자부심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