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철도원
감독 후루하타 야스오. 주연 다카쿠라 켄, 히로세 료코. 이 작품은 눈처럼 하얀 영화다.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 홋카이도에서 촬영된 화면은 온통 흰색이다. ‘러브 레터’(이와이 순지 감독)의 눈이 순수한 청춘을 위한 배경색인 데 비해, ‘철도원’의 눈은 정년퇴임을 앞둔 역장 오토(다카쿠라 켄)같은 황혼 세대를 더 외롭고 쓸쓸하게 만든다.
홋카이도 시골의 역장인 오토는 17년전 하나 뿐인 딸 유키코와 2년전 아내 시즈에를 잃었을 때도 직무에 충실하기 위해 역을 떠나지 않았다. 그가 근무하는 역은 이용객이 없어 폐지가 결정됐고 오토는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죽은 딸과 이름이 같은 소녀를 만난다. 인형을 안고 천진스레 웃으며 다가온 소녀는 이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는 듯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가족도 외면하고 일에만 매달리는 사토의 모습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오토가 눈물을 꾹꾹 가슴 속에 채워두는 장면은 뭉클하다. 1999년 몬트리올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
◆백야
감독 테일러 핵포드. 주연 미하일 바리시니코프, 그레고리 하인즈. 춤을 주제로 한 영화이면서 미소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가 가미돼 있다. 전설적인 발레리노 바리시니코프와 뮤지컬 배우 하인즈의 춤 솜씨가 백미. 옛 소련 상공을 지나던 미국 여객기가 기체 고장으로 불시착한다. 이 비행기 안에는 8년 전 예술에 대한 열망으로 망명한 발레리노 니콜라이가 타고 있다. 1985년 작. 원제 ‘White Nights’ ★★☆
◆청혼
감독 게리 시니어. 주연 크리스 오도넬, 르네 젤위거. 결혼을 소재로 다룬 로맨틱 코미디. 지미와 앤은 3년째 사귀고 있지만 결혼은 하지 않고 있다. 지미가 독신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앤이 친구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자 지미는 청혼에 부담을 느낀다.앤은 지미의 뻣뻣한 청혼에 실망해 떠난다. 어느날 지미는 할아버지의 유산 1억 달러의 상속자라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 30세가 될 때까지 결혼하지 않으면 상속받을 수 없다는 단서 조항이 있다. 원제 ‘The Bachel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