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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누드’들끓는 분노…이승연 연예활동 중단요구 빗발

입력 | 2004-02-13 18:48:00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주 할머니는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기자실에 들러 “군위안부 누드 제작업체가 우리들의 아픔을 희화화한 데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이훈구기자


탤런트 이승연씨(36)가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찍은 누드영상이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누드영상 제작 및 배포에 대한 항의와 반대 여론이 빗발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이씨의 연예활동 중단도 촉구하고 있다.

군위안부 피해자 황금주(黃錦周·76) 할머니는 13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여성민우회와 공동으로 ‘위안부 누드’ 사진 및 동영상 인터넷서비스 제공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네티즌들도 ‘안티 이승연 사이트’를 개설해 연예활동 중단을 촉구했다. 또 누드영상 제작사인 로토토와 누드영상을 모바일서비스하기로 한 시스윌의 주가는 코스닥시장에서 하락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홈페이지에도 이씨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ID가 ‘이용수’라는 네티즌은 “정신대 할머니들의 수요집회에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는 이승연이 느닷없이 역사를 들먹이면 누가 믿겠느냐”고 비난했고 ID가 ‘주민규’라는 네티즌은 “비극적 역사를 성상품화한 이승연과 사업자를 사회에서 내보내자”고 주장했다.

KBS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15일 방영 예정인 KBS 2TV ‘일요일은 101%’에 이씨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씨의 출연 금지를 요청하는 시청자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누드영상 제작사는 예정대로 일본과 네팔에서 나머지 촬영을 마친 뒤 3·1절을 겨냥해 다음달부터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영상을 유료 공개하고 화보집도 내겠다고 밝혔다.

공동제작사인 네띠앙 엔터테인먼트의 박지우(朴志佑) 이사는 “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기획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가처분 신청을 낸 것 같다”며 “이씨와 함께 당사자를 찾아가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에서 로토토의 주가는 13일 전날보다 3.7% 오른 830원으로 출발했으나 10분도 안돼 약세로 반전해 3.13% 하락으로 마감했으며 시스윌도 전날 0.55% 떨어진 데 이어 이날 5.7% 급락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