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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숨은 주역]신동진,“아내는 ‘작은 거인’입니다”

입력 | 2004-02-13 19:09:00

탤런트 노현희의 남편인 MBC 신동진 아나운서는 “2년 전 성대결절을 앓은 적이 있는 아내가 라디오 진행과 뮤지컬, 노래연습 등을 하면서 힘껏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고 말했다. 김동주기자


뮤지컬 배우, 노래방 여황제, 댄스여왕 등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탤런트 노현희(33)의 남편은 MBC 신동진 아나운서(36). 1992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노현희가 2002년 결혼 이후 더욱 성숙한 연기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남편 덕분이다.

13일 서울 여의도 MBC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신 아나운서는 만나자마자 아내 자랑에 들어갔다. “내 아내는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어울립니다. 몸은 야리야리하면서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고, 악바리 같은 근성이 나오는지….”

노현희는 2002년 설 연휴에 SBS ‘도전 1000곡’의 총결산편인 ‘황제전’에서 쟁쟁한 가수들을 모두 제치고 여황제로 등극했다. 노현희는 완벽한 가사뿐 아니라 현란한 춤 솜씨와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여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녀가 ‘노래방 황제’에 등극한 데는 남편의 눈물겨운 노력이 뒷받침됐다. 연애시절 밤 12시에 만나 노래방에서 1시간씩 노래 연습을 했는데, 노현희가 화면을 등지고 노래를 부르면 신 아나운서는 가사가 맞는지 확인해 주는 역할을 했다.

“가사가 맞으면 그 곡은 통과예요. 틀린 곳이 있으면 맞을 때까지 처음부터 다시 부르게 하죠. 최신 댄스곡은 백 댄서나 전문 안무가를 찾아가 춤까지 배워 오더라고요.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는 곡을 위해 100여곡씩이나 춤까지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을 보고 무서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 아나운서는 아내가 뮤지컬 공연을 할 때면 최소 5번은 공연장을 찾는다. 이 때문에 아내가 출연하는 작품의 대사는 물론, 노래와 애드리브까지 전부 외울 정도다. 노현희는 현재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와 MBC ‘회전목마’, KBS 2FM ‘강원래 노현희의 뮤직토크’ 등에 출연하고 있다. 이렇게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아내는 매일 밤늦게 집에 들어오고, MBC 아침뉴스를 맡고 있는 남편은 새벽에 출근하기 때문에 집에서 둘이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은 일주일에 일요일 점심 한 끼뿐이다.

그러나 매일 아침 곤히 잠든 아내를 보며 출근하는 그는 “잠들어 있는 아내가 가장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 노현희가 말하는 ‘나의 남편’

노현희는 “남편은 제 공연의 든든한 ‘홍보맨’”이라고 말한다. 현재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넌센스 잼보리’에도 그동안 연기자보다 남편의 동료 아나운서들이 훨씬 많이 찾았다. 또한 남편은 항상 노현희의 연기 모니터를 해주는데 가끔 직업병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말한다.

“‘짜장면’이 아니라 ‘자장면’이야. ‘바램’이 아니라 ‘바람’이라고. 아무리 연기자라도 아나운서 부인인데 발음에 신경 써야지.”

그러나 노현희는 항상 혼자 저녁 차려 먹고, 아침 출근 준비도 혼자 하는 남편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남편은 새벽에 제가 깰까 봐 불도 안 켜고 발뒤꿈치 들고 살금살금 나가면서 출근 준비를 해요. 한번은 아침뉴스를 하는데 양복이 위아래가 다른 것을 입고 나왔더래요. 다행히 뉴스는 상체만 나가니까 괜찮았다고 안도하더라고요. 제가 챙겨주지 못해도 제 곁을 무던히 지켜주는 남편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