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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펴고 삽시다]‘인공디스크 수술법’의 약점

입력 | 2004-02-15 17:39:00


요즘 척추환자에게는 ‘인공 디스크 치환술’이라는 수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퇴행성 디스크 질환시 병든 디스크를 완전히 제거한 후 금속과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인공디스크를 대신 넣어 주는 것이다. 퇴행성 디스크에 걸렸을 때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은 척추를 기기로 고정한 뒤 뼈를 이식해 굳히는 ‘유합술’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움직여야 하는 척추 마디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함으로써 해당 부위의 통증을 경감시키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마디가 생기며 이 때문에 인접 척추 마디가 자극을 받아 퇴행성 변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디스크를 계속 움직이도록 하면서 요통을 없애는 방법이 필요하게 됐고 이에 따라 인공디스크 수술법이 개발된 것이다.

이 수술법은 20년 전인 1984년 유럽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유럽인이 1차적으로 ‘임상실험’을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2000년이 돼서야 유수한 의료기관을 선정해 시술을 허용했다.

FDA는 이곳에서 나오는 임상결과를 분석해 이 수술법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2005년 중반기 이후에나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인공디스크 수술은 유합술과 마찬가지로 인접 디스크 마디의 조기 퇴행성 변화가 나타날 수 있고 아직은 믿을만한 장기적인 추적 결과가 없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이 수술의 적용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가장 적합한 분야는 퇴행성 디스크 병변이 한두 마디에 국한돼 있고 뼈 성분이 충분한 20∼50세, 6개월 이상 열심히 치료를 받아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다.

이때 6개월 이상의 치료란 환자가 의사의 지시에 따라 허리강화운동을 하는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기간이 6개월 이상인 것을 뜻한다.

인공디스크 수술도 장기 추적 결과가 나오면 좋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에 앞서 디스크의 운동을 좀 더 정확히 재현할 수 있는 인공디스크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신병준 순천향대 병원 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