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년간 장기 집권했던 김운용 총재가 사퇴한 세계태권도연맹(WTF)이 박선재(66) 이탈리아 태권도협회장을 총재 권한대행으로 추대했다.
WTF는 15일 태국 방콕의 래디슨호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박선재 부총재를 총재 권한대행으로 추대한 뒤 오는 6월 전남 순천에서 열리는 제5회 세계주니어태권도선수권대회 기간에 임시총회를 열고 후임 총재를 선출하기로 했다.
박 부총재는 김운용 전임 총재가 사퇴 직후 수석 부총재로 지목했던 윌리엄 히블(미국) 부총재와 권한대행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집행위원 대다수는 ‘포스트 김운용 시대의 WTF’를 빠른 시일 안에 재건하기 위해 박 부총재를 권한대행으로 추대키로 총의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8년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박 총재 권한대행은 ‘이탈리아 태권도의 대부’로 불릴 뿐 아니라 유럽태권도연맹(ETU) 창설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 현재 명예회장으로 있다.
이날 WTF 집행위는 지난달 사퇴한 김운용 총재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고 한국 정부에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