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000년 국정감사 기간에 감사대상 기업인 현대그룹으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6일 한나라당 박주천(朴柱千) 의원에 대한 2차 공판에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던 2000년 10월 15일 현대측이 임진출(林鎭出) 의원과 박 의원 등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골프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대경·李大敬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임 의원의 진술을 근거로 “현대측이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에서 제외해 달라고 임 의원에게 부탁하자 임 의원이 골프접대를 원했고 현대측은 골프회동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선물까지 줬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사장은 정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것이 아니라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김 사장은 이 총재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면 거액의 후원금을 내겠다고 말했고 그 뒤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