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가 몇 차례 오보 파문 끝에 공익편집인(Public Editor)이라는 이름의 내부 감시인 제도를 도입한 지 2개월 반이 지났다.
지난해 12월 뉴욕 타임스의 첫 공익편집인으로 취임한 대니얼 오크렌트는 15일 신문에 자문자답 형식의 칼럼을 실었다. 2개월 반의 실험에 대한 중간 자평(自評)이었다.
그는 칼럼에서 그동안 어떤 대우를 받았느냐는 물음을 스스로 던진 뒤 “기대했던 것보다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좋은 것은 뉴욕 타임스가 비판하는 대상들처럼 뉴욕 타임스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이곳에 많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쁜 점은 내가 이곳에 있기를 바라지 않는 몇몇 사람들이 드러내는 노골적인 적대감이 생각보다 더 심한 점”이라고 답했다.
그가 이의를 제기할 때 어느 기자는 “내게 불만을 품은 게 아니겠지요, 그냥 받아들여요”라며 코웃음을 쳤다는 얘기도 소개했다. “뉴욕 타임스 출신이 아니어서 신문을 알지 못하고 다른 신문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도 모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크렌트 편집인은 “내가 일을 잘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이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예외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들은 뉴욕 타임스가 기사로 비판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는 뉴욕 타임스 경영진 모두가 자신을 잘 대해 주었지만 몇몇 경영자는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을 비판하기도 했다고 공개했다.
오크렌트 편집인은 칼럼과 사설에 관한 독자들의 불만에 대해 “사설 집필자와 칼럼 기고자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쓸 자유가 있고, 독자들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정보 왜곡과 관련해 뉴욕 타임스 등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취임하기 전의 보도까지 검토할 경우 끝없는 터널에 빠져 일을 마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좀 더 뉴욕 타임스를 공격하길 원하는 독자들을 향해 그는 “내가 존재하는 목적은 창문을 열어놓는 것이며 악을 쓰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며 말을 맺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