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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3명 묶어 보일러실 감금…정신병력 선배 소행

입력 | 2004-02-17 18:48:00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초등학생이 후배들을 테이프로 묶어 6시간 넘게 감금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초등학생은 지금까지 10여차례 이 같은 일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지만 학교측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북 청주서부경찰서는 16일 오후 10시15분경 청주시 흥덕구 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A군(11·3학년) B군(9·2학년) C군(10·2학년) 등 3명의 부모들로부터 자녀들이 귀가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고 동네를 수색, 17일 오전 1시경 학교 근처 모 빌라 3층 옥상의 보일러실에서 속옷만 입은 채 쓰러져 있는 이들 세 명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들은 모두 탈진한 상태였으며 두 평 정도의 보일러실 온도는 숨을 쉬지 못할 정도의 고온이었다.

A군은 경찰조사에서 “같은 학교 선배인 D군(12·5학년)이 우리들을 강제로 빌라 옥상의 보일러실로 끌고 가 테이프로 눈과 입, 손을 묶은 뒤 문을 잠그고 나갔다”며 “묶인 테이프를 서로 풀었으며 보일러실이 뜨거워 옷을 벗은 뒤 구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A군의 아버지(48)는 “아들이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불안해서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D군이 형사 미성년자여서 입건하지는 않겠지만 자칫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장은 “D군이 평소 심한 정서불안 증세로 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은 알았지만 후배들을 상습적으로 감금한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앞으로 학생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해명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