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시작되는 금강고려화학(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공개매수 신청을 앞두고 증시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4월 13일까지 신청을 받는 공개매수의 성공 여부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현대그룹은 17일 “소모적인 지분권 경쟁을 부추기는 공개매수를 철회하라”고 KCC측에 요구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관망세가 우세=이날 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현대그룹의 공개매수 철회 요청이 나오면서 반짝 상승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4500원(6.25%) 내린 6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거래량도 전날 36만4970주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이는 공개매수 선언 이후 가장 낮은 수준.
KCC가 공개매수를 철회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시장 가격과 공개매수가(7만원)의 차이에 따라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KCC가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공개매수 철회에 대한 불안감으로 주가가 하락했다”며 “공개매수 신청이 시작되면 6만∼7만원을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주가가 유지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변동 폭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위험 고려해야=지분 경쟁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뜻밖의 손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지분 경쟁으로 주가가 단기간 오를 수 있겠지만 기업 가치만 놓고 볼 때 현대엘리베이터의 적정 주가는 3만∼4만5000원 정도라는 것.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공개매수를 철회하거나 인수합병(M&A) 재료가 소진되면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