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육십은 청춘’이라고 주장하는 지명자 숍 매니저는 우울했던 고객이 기뻐하며 돌아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현대백화점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여성의류 ‘이따리아나’의 숍 매니저로 일하는 지명자(池明子·61)씨는 나이를 잊고 지낸다.
지난해 환갑을 맞았고 손자도 여럿 둔 ‘할머니’임에 분명하지만 “아직은 청춘”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언뜻 봐서도 그는 머리만 염색했을 뿐 몸매와 피부 등이 60대로는 보이지 않았다.
“제 허리가 26인치입니다. 여자 나이 오십이 넘으면 멋진 옷을 입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지요.”
지씨는 20대 후반부터 40대 초중반까지가 대부분인 백화점 여성의류 숍 매니저 세계에서 대단히 이례적인 존재로 통한다. 매장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숍 매너저는 패션과 유행에 민감해야 하고 단골고객 관리도 잘해야 하기 때문에 고령이면 곤란하다는 게 업계의 통설.
백화점측은 2년 전 개점을 앞두고 지씨를 면접하면서 그가 고령이라는 점을 적지 않게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 디자인 계통에서 일을 했고, 50대에도 다른 백화점에서 숍 매니저로 활동한 경력 등을 믿고 그를 채용했다.
이 같은 신뢰에 지씨는 실적으로 보답하고 있다. 지씨는 사상 최악의 불황이라는 지난해에도 6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올 1월에만 7600만원어치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매출 5500만원보다 2000만원 이상 뛰어오른 실적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목동점에 입점한 23개 여성의류점 가운데 지씨의 매장이 매출에서 5위권에 속한다고 귀띔했다.
“고객관리를 어떻게 하냐고요? 제 나이가 유리한 점도 많아요. 무엇보다 편안하게들 느끼죠. 시시콜콜한 일상 얘기도 나누고, 자녀 결혼 등에는 예식장에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기도 하죠.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할 생각입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