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오빠로 불러주세요.’
대구의 영진전문대 간호과 신명식(申明湜·28), 김영상(金榮常·28), 백종필(白種必·32)씨 등 3명은 20일 졸업과 함께 간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이들은 모두 잘 다니던 4년제 대학과 직장 등을 포기하고 이 대학 간호과에 입학, 학업을 마치고 현재 국내 유명 병원에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구미 차병원에 다닐 신씨는 “지역에서 4년제 대학을 다니다 군 복무 중 남자간호사가 유망 직종이라는 신문기사를 읽고 제대 후 다니던 대학을 포기한 뒤 간호과에 재입학했다”며 “병원 실습기간 중 남자간호사로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웃었다.
그는 “실습기간 중 남자간호사인 나를 보고 어색해 하던 환자들이 화장실을 같이 가주는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자 나중에는 나만 찾았다”고 말했다.
이달 말부터 한양대 서울병원간호사로 일하는 김씨도 4년제 대학 재학 중 군복무를 마치고 장래 진로를 고민하다가 간호과로 진로를 변경했다.
그는 “간호사가 해외 진출에도 유리한 것 같다”며 “어학공부를 열심히 해 미국 간호사 시험에 응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양대 구리병원 간호사로 취업한 백씨는 “2년 전 잘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간호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완강하게 반대하신 집안 어른들이 재취업에 성공한 뒤 지금은 ‘너의 결정이 옳았다’며 좋아 하신다”고 말했다.
이 대학 간호과 황연자(黃緣子·47)교수는 “간호학과 남자 졸업생을 추천해 달라는 병원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종합병원 수술실이나 응급실에서 남자간호사를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돼 취업의 문은 더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