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85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쇼트트랙 남자일반부 500m 경기에서 힘차게 코너를 도는 김동성(앞). 이날 우승한 그는 2006년 동계올림픽 출전 의사를 밝혔다. 전주=연합
김동성(25·동두천시청)이 돌아왔다. 꼭 1년 만이다.
19일 전주 화산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85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쇼트트랙 일반부 500m 경기. 지난해 동계체육대회 이후 1년 만에 빙판에 선 김동성은 결승전에서 독주 끝에 여유 있게 피니시라인을 통과해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김동성과 함께 뛴 일반부 출전 선수들은 엘리트가 아닌 동호인들이라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연예계 ‘외도’를 끝내고 쇼트트랙 선수로의 첫 복귀전이었다는 점. 게다가 이날 실력차가 너무 나 거의 독주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자신이 세운 44초10의 기록을 깨고 43초75로 대회신기록을 세웠다. 1년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재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
경기를 끝낸 뒤 김동성은 “순위보다 내 기록이 어느 정도 되는지 체크하기 위해 대회에 나왔다. 긴장되기도 했지만 경기를 끝내니 개운하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2002년 미국에서 열린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만 해도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하지만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사건 이후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오노 사건’ 뒤 관심의 대상이 된 그에게 연예계로부터 손길이 뻗쳐 왔고 지난해 5월 연예계에 데뷔했다.
6개월간의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지난해 11월 옛 스승인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전 국가대표 감독)의 지도로 다시 얼음판에 섰으나 세 차례나 수술했던 오른쪽 무릎이 시원치 않아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돼 구설수에 올랐다. 연예계 진출과 음주운전 사건으로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냉랭했다.
“주위에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요. 하지만 난 빙판을 떠났던 게 아니에요. 한 가지를 고르라면 연예계가 아닌 운동을 선택할 겁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입니다. 오노한테 앙갚음도 하고 싶고요.”
이번 동계체육대회에서 컨디션을 점검한 김동성은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계획이다. 멀리는 2006년까지 내다보고 있지만 재기 여부는 사실 불투명하다.
스스로 “반은 쉬고 반은 운동해 일반인 수준”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동안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고질적인 무릎 통증도 여전하다. 김동성은 20일 1000m 경기에 다시 출전한다.
전주=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