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앞으로 5년간 일자리 200만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정책목표의 제시를 탓할 수는 없지만 신뢰할 만한 정책수단이 뒤따라 효과를 가시화하지 못하면 ‘말만 하는 정부’로 국민의 불신만 키울 수 있다.
정부는 작년에도 일자리 창출을 수없이 약속했지만 1년간 오히려 3만개가 줄었다. 또 어제 발표된 1월의 고용상황은 ‘1년 전보다 실업자 6만5000명 증가, 청년실업률 34개월 내 최악’으로 요약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5년 임기 중에 일자리 250만개를 만들겠다고 공약(公約)했지만 지금까지는 이처럼 공약(空約) 상태인 셈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노 정부 1년’을 자화자찬하는 자료집을 내고 “청년실업대책 등 일자리 창출에 범정부적으로 진력했다”고 주장한다. ‘말만 앞세웠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유효한 정책을 펴지 못했음’을 겸허하게 인정하지 않는 청와대측의 자세가 앞으로의 정책 추진에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노 정부의 ‘새 약속’은 결국 5년간의 목표를 50만개 줄이고 시행시기를 1년 늦춘 내용이지만 여전히 어려운 목표다. 정부도 우리 경제의 현재 능력으로 5년간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는 150만개라고 인정하고 있다. 서비스업 육성과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50만개를 추가로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정부 스스로 잘 알 것이다.
국민은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구호성 숫자에 신물이 나 있다. 구체적 각론은 없고 총론만 반복하는 대책에도 질려 있다. 이젠 피부에 와 닿는 성장촉진 및 투자활성화 행동계획과 서비스업 육성 실천방안을 내놓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