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부가 다음달 20일 대만 국민투표 실시를 앞두고 그동안의 자제 움직임과는 달리 강경한 태도를 표명하고 나섰다.
차오강촨(曺剛川) 국방부장은 17일 중국을 방문한 불라도 부코브스키 마케도니아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대만의 국민투표 실시 방침은 양안간 현상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이를 강행하면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내세우지만 대만의 독립을 성취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치르는 것”이라며 “그의 독립운동은 점점 더 기만적이며 위험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군부의 이 같은 태도는 국민투표 실시를 저지하기 위해 대만에 심리적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 군부는 새해 벽두부터 이례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훈련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00년 대만 총통선거 당시 대만해협에서 미사일 발사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 압력을 강화한 것이 천 총통의 당선을 돕는 역효과를 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천 총통은 19일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음달 선거에서 재선되더라도 대만 독립을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만 UFO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대만은 이미 독립된 상태라고 생각한다”면서 “2000년 선거에서 승리한 뒤 중국으로부터 영구 독립을 선언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