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무호남 시무노정(若無湖南 是無盧政·호남이 없었다면 노무현 정권은 없었다).'
민주당은 23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민주당 죽이기 불법관권선거 규탄대회'를 열어 노 대통령을 '호남의 배신자'로 규정하며 텃밭 지키기에 나섰다.
조순형(趙舜衡) 대표는 대회사에서 "노 대통령은 자신을 추종하는 '배신분열당' 열린우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부모 같은 민주당을 죽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며 "이 사람이 진정 호남 국민이 95%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시킨 노 대통령이란 말이냐"고 따졌다.
조 대표는 노 대통령이 20일 전주에서 열린 '지방분권 촉진대회'에 참석한 것을 '관권 선거'라고 비판하며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유는 차고 넘쳤고 민주당은 이미 법률적 검토를 마쳤다"며 "불법 선거개입이 계속된다면 탄핵 발의에 착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대통령의 선대위 대변인과 당선자 대변인을 지낸 이낙연(李洛淵) 총선기획단장도 "노 대통령이 잘하는 것 하나 없지만, 민주당을 분당시킨 한 가지 죄만으로도 결단코 성공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살아야 다시는 이 땅에 배신자가 나타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출신인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에 대한 견제와 비판 발언도 쏟아졌다.
김영환(金榮煥) 상임중앙위원은 "나와 정 의장은 96년 정치에 입문할 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들자'며 손잡았던 DJ의 문하생이었다"며 "그런 정 의장이 민주당 정신을 버리고, 민주당 지지자와 지역을 갈갈이 찢어놓는 배신과 분열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순형 대표도 "정 의장은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2000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비용이 내 경선비용(9800여만원)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는데, 선관위에 신고한 2000년도 후원금 지출액이 6억원인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며 정 의장의 경선자금에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행사엔 당원 5000여명이 체육관을 가득 채워 비교적 성황을 이뤘으나, 최근 공천 혁명을 주장한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과 소장파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 등이 불참해 당내 복잡한 사정을 반영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