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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현곡 日 ‘LCD메카’로…일자리 3000개 창출기대

입력 | 2004-02-23 18:03:00


경기 평택시 청북면에 새로 조성되는 현곡산업단지가 일본 차세대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경기도에 따르면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첨단기업 투자유치단은 이달 16일부터 나흘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투자유치활동을 벌여 액정표시장치(LCD) 부품을 생산하는 7개 일본 업체로부터 3억46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

이 가운데 △닛토전공(투자규모 1억달러) △호야(7000만달러) △NHT(6000만달러) △알박C(2000만달러) △오쿠보제작소(600만달러) 등 5개 업체(2억5600만달러)는 현곡산업단지 입주가 확정됐다.


또 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치소는 현곡 또는 파주시 LCD 부품단지, 7000만달러를 투자하는 NEG는 파주시에 각각 들어온다.

일본 기업이 한국의 특정지역에 이처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경기도는 이들 일본 기업이 본격 가동할 2005년부터는 모두 30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파주-분당-수원-평택을 연결하는 ‘LCD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손 지사는 23일 “삼성전자를 축으로 하는 반도체와 휴대전화에 이어 전후방 집적 효과 및 고용창출 효과가 비교적 높은 LCD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일본 부품업체를 유치키로 했다”며 “앞으로 자동차 분야 투자유치에도 적극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필립스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LCD 완제품 생산 비중은 45%에 이르지만 핵심 부품은 일본 업체로부터 납품받아야 해 원가상승 등의 요인이 됐다.

하지만 이번에 현곡산업단지에 대규모 일본 부품 업체가 입주하면 이 같은 비용을 줄이고 기술 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경기도는 내다봤다.

특히 호야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가 내년부터 생산할 예정인 7세대 LCD의 핵심 부품인 포토마스크 공장을 일본 현지보다 한국에 먼저 설립키로 해 현곡산업단지가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의 선두 기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

경기지방공사와 평택시가 함께 조성 중인 현곡산업단지는 총 22만평 규모로 올해 9월 완공될 예정이다.

평택항이 차로 10분 거리에 있어 수출입 때 편리하고, 동쪽 2.5km 지점에 ‘어연·현산 외국인 전용 임대지구’가 조성돼 있어 외국 기업의 투자처로 검증됐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경기도는 전체 부지를 산업자원부와 함께 매입해 조성원가의 1%선인 평당 월 460원에 임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공유재산 임대 허용 요율의 최저치다.

▼액정표시장치(LCD)란…

유리판 사이에 액체를 주입한 뒤 전기로 압력을 가해 액체분자의 배열을 변화시켜 문자나 영상을 나타내는 표시장치. 시계나 계산기, 노트북컴퓨터 등에 쓰인다. LCD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는 색상이 선명하고 대용량 표시가 가능해 고화질 TV와 같은 차세대 전자제품에 이용된다.

권순활기자 shkwon@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