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핑계 하나 생겼습니다.”
2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KT&G V투어2004 대전(5차)투어 남자부 경기. 시즌 도중 신영철 코치를 LG화재 사령탑으로 보낸 뒤 첫 경기를 맞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의 얼굴은 예상보다 밝았다. 불과 며칠 전 신 코치가 LG화재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 고혈압으로 병원신세를 졌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한결 여유 있는 모습.
“그동안 한번도 혈압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었는데…. 오히려 잘됐습니다. 술과 담배를 끊을 수 있는 좋은 핑계거리가 생겼잖아요. 이참에 건강이나 챙겨야겠습니다.”
원래 강골인 신 감독은 두주불사 형. 배구판에서도 알아주는 ‘주당’으로 ‘한잔 하자’는 제의를 한번도 거절한 적이 없을 정도. 그러나 이제 혈압이 190mmHg까지 올라갔으니 거절할 명분이 생긴 셈.
신 감독은 요즘 운동도 많이 한다. 신 코치가 떠나는 바람에 훈련시간에 직접 선수들에게 볼을 때려주고 있는데 등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
신 감독은 이날 저녁 남자실업배구단 감독자모임에서 신영철 LG화재 신임감독을 축하하기 위해 소주잔을 기울였다.
“술은 오늘이 진짜 마지막입니다.”
대전=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