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초기 이라크 현지 주민들의 환영을 받았던 일본 자위대가 점차 주민들의 분노와 반발을 사고 있다.
LA타임스는 자위대가 1월 바그다드 남동쪽에서 약 256km 떨어진 소도시 사마와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지만 이젠 테러공격 위협을 받는 처지로 전락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자위대의 사마와 입성 당시 거리에는 ‘일본 친구들을 환영한다’ ‘미스터 저팬(Mr. Japan!)’ 등의 벽보가 붙었고 지역방송은 자위대가 빈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는 장면을 방영했다. 자위대가 기간시설을 복구하고 고용창출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환영은 오래가지 않았다.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는 실망감이 노골적인 적대감으로 바뀐 것.
자위대 숙영 후보지에 땅을 일부 갖고 있는 미르살 하심 무하마드는 “일본은 당초 예상했던 토지 임대료의 8분의 1밖에 안 되는 돈을 제시했다”면서 “일본이 우리에게 해준 게 뭐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최근 자위대 활동을 취재하러 온 일본 기자들이 두 차례 박격포 공격을 받는 등 직접적인 공격 행위까지 나타나고 있다.
자위대는 이처럼 주민들의 반응이 기대감에서 분노로 돌변하게 된 것을 현지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자위대 관계자는 “60만 인구 가운데 70%가 실업상태인 이 도시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로 수도 의료 교육시설을 복구해 줄 것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지만 우리에겐 그런 능력이 없다”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테러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