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의 주5일제 수업이 늘어나고 있으나 이에 따른 학습프로그램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교육부가 지역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해 시·도교육청의 불만을 사고 있다.
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은 다음달부터 지역 158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월 1회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주5일 수업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 자율적으로 체험학습 등을 하는 것이다.
23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포항중앙 등 초등학교 58곳, 구미 선산중 등 중학교 34곳, 안동생명과학고 등 고교 24곳 등 모두 119개 학교가 주5일제 수업을 한다.
대구시교육청도 3월부터 산격초등학교 등 초등학교 20곳, 화원중 등 중학교 11곳, 달서공고 등 고교 8곳 등 모두 39개 학교를 대상으로 주5일 수업을 시작한다.
시·도교육청은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내년부터 모든 초중고교에 주5일 수업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시·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주5일제 수업을 통해 교실 밖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주5일 근무제가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으나 중소기업 직원과 자영업자 등은 주5일 근무를 하는 경우가 드물고 농어촌은 주5일 근무와는 거리가 먼 실정이다.
또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에 대비해 교육당국은 문화시설 등을 확보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는데도 현재로는 대비가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주5일 수업은 ‘하루 노는 날’로 여겨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지난해 주5일 수업을 했던 학교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놀든지 학원에서 공부하라고 했다”며 “무슨 체험활동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지역마다 실정이 다르므로 주5일제 수업은 단계적으로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획일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닌데도 교육부가 무조건 시행하라고 해 여간 골치가 아픈 게 아니다”며 “자율적으로 하면 중고교들은 입시 때문에 주5일제 수업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