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기자
3월12일 개봉하는 영화 ‘어깨동무’는 태식(유동근) 꼴통(이문식) 쌍칼(최령) 등 ‘어깨 3총사’와 가수 지망생인 동무(이성진)의 어울리지 않는 ‘어깨동무’를 그린 코미디다.
이 작품으로 영화에서 첫 주역을 맡은 그룹 ‘NRG’의 이성진(27·사진). 가수, MC에 이어 시트콤 출연 등 다재다능한 재주를 보여준 그도 배우가 되기는 쉽지 않았다.
“이 친구 하면 나 안 해요.”
지난해 8월 그가 동무 역을 맡는다고 하자 조진규 감독과 ‘어깨’의 큰형 격인 유동근이 보인 반응이었다. 이성진이 TV 오락프로에 출연하면서 생긴 ‘주접’ 캐릭터가 반감을 산 것. 제작사의 설득으로 이들은 어렵사리 어깨동무에 성공했다.
이 작품에 우정 출연한 차태현의 농담도 이성진을 주눅 들게 했다. “유동근 선배가 ‘왕’ 아니냐. 내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촬영 때 얼마나 힘들었는데. 너 다시는 영화 찍기 싫을 거다.”
그러나 이성진은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까 ‘초짜 배우’를 누구보다 많이 가르쳐준 게 감독님이었고, 유동근 선배는 연기 분위기 잡아주는 데 ‘왕’이었다”고 말했다.
24일 인터뷰에서 극중 동무의 캐릭터를 ‘천진난만 인생산만’이라고 짧게 요약한 그는 실제로도 극중 캐릭터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캐스팅과 관련된, 유쾌하지 않을 법한 이야기를 마치 남의 얘기인 것처럼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음반시장의 불황 때문에 영화로 진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다”며 딱 부러지게 응수했다. 연기경험을 쌓기 위해 지난해에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수완(김하늘)의 첫사랑 시경 역을 맡는 등 단역을 자청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잘 아는 영리한 엔터테이너였다. 주접의 이미지가 강해 어떻게 해도 ‘왕자님’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스스로 털어놨다.
“‘프라이멀 피어’의 에드워드 노튼이나 ‘눈 먼 새의 노래’에서 장애인 연기를 한 안재욱 선배처럼 인간의 내면세계를 깊이 있게 담은 배역을 소화해보고 싶어요.”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