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에서 발견된 6세기경 신라시대 제첨축 목간. 두루마리 문서에 꽂아 일종의 색인이나 서표로 사용했다. 이 목간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일본에 비해 1세기가량 앞선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두루마리 문서에 꽂아 일종의 색인 또는 서표로 사용한 제첨축(題籤軸)이 발견됐다.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선태)는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6세기경 신라시대 목간 112점(15∼30cm)에 대해 적외선 촬영을 실시한 결과 그중 93점에 먹으로 쓴 글자 400여자가 확인됐다고 24일 발표했다.
또 이번 조사에선 제첨축으로 추정되는 목간도 3점 나왔다. 그중 한 점에 ‘이두촌(里豆村)’이란 글자가 확인돼 이두촌 마을 관련 문서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첨축은 중국 한(漢)나라 시기에 주로 발굴됐으며 일본에서는 7∼8세기에 집중 발굴된 길쭉한 목편으로 종이 두루마리에 꽂아 그 문서의 내용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창원문화재연구소 정계옥 학예연구관은 “한국에서는 그동안 발견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 발견됨에 따라 일본보다 한 세기 앞선 시기에 이를 사용했음을 보여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확인된 묵서는 지명과 인명, 신라의 관직명과 곡물명 등으로 확인돼 이들 목간이 각종 물품에 대한 꼬리표 또는 신분을 나타내는 호패 등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