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내분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갖고 조순형 대표(오른쪽)에게 힘을 실어주고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에 대한 당무복귀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당 내분을 수습키로 했다. -김경제기자
‘조 대표 중심으로 단결하되, 추 위원도 끌어안는다.’
주류와 비주류 소장개혁파간의 정면충돌로 치닫던 민주당 내분 사태가 일단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는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전권을 갖고 당을 수습해 총선을 이끌 수 있도록 조 대표가 제시한 7인 공동선대위 체제의 조기 출범과 주요 당직자 유임 등 6개항의 수습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하기로 결의했다.
중앙위는 또 9일째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에 대해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국민과 당원들을 생각해서 하루빨리 당무에 복귀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이 추 위원 복귀를 설득하기 위한 ‘특명전권대사’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설훈(薛勳) 의원과 장성민(張誠珉) 청년위원장 등 ‘공천개혁’을 요구했던 소장파들이 결의 직전 퇴장하는 등 갈등의 골은 여전히 깊다. 특히 추 위원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당무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더욱이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과 김 대변인이 이날 내분사태에 책임을 지고 당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자 조 대표는 “그런 걸 왜 내느냐”며 사실상 반려했다. 추 위원과 소장파들의 최소한의 요구사항이었던 강 총장 경질 카드마저 조 대표가 거부함으로써 추 위원이 복귀 명분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게 소장파의 걱정이다.
소장파 성명을 주도했던 설 의원은 “어렵사리 굴러가는 당이 그나마 깨지는 상황이 되면 공멸이다. 조 대표가 위기상황을 직시하고 추 위원을 조속히 만나 대화하도록 건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추 위원은 26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당내 개혁의 필요성을 재차 요구하기로 했다.
추 위원은 성명서에서 후단협 및 구 정통모임을 주도한 인사들에 대한 공천배제 요구를 거부한 조순형 대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공천혁명과 당내 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할 예정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추 위원은 또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여건이 안 되면 선대위원장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와의 접촉을 끊어왔던 추 위원이 일주일 만에 다시 포문을 열 경우 소강 국면에 들어갔던 당내 갈등이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