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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쉿! 내가 간다" 박지성 올림픽팀 전격합류

입력 | 2004-02-26 18:02:00

박지성이 3월3일 열리는 올림픽축구대표팀 중국전에 긴급 투입된다. 2002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뒤 특유의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박지성. 동아일보 자료사진


“바쁘다. 바빠.”

‘2002월드컵 태극전사’ 박지성(23·PSV 아인트호벤)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 소속팀 경기 하랴, 월드컵축구대표팀에 불려다니랴, 여기에 올림픽대표팀까지….

박지성은 3월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4아테네올림픽 아시아최종예선 A조 첫 경기인 중국전에 전격적으로 차출됐다. 움베르토 쿠엘류 감독의 부름을 받아 월드컵대표팀의 오만 평가전(15일)과 2006독일월드컵 2차 예선 레바논전(18일)에 출전한 뒤 10여일 만에 다시 한국에 오는 것.

입국예정일은 중국전 바로 전날인 3월2일. 이처럼 무리하게 박지성을 불러들이는 것은 올림픽대표팀의 처지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21일 올림픽팀 한일전에서 0-2로 완패한 터라 ‘타도 한국’을 외치는 중국전의 필승카드로 박지성이 꼭 필요하다는 게 김호곤 감독의 판단.

박지성은 한국으로 날아오기 전 27일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컵 페루자전을 뛰고 29일 네덜란드리그 로다 JC전까지 소화해야 한다.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한국에서 네덜란드까지 9000km가 넘으니 월드컵팀과 올림픽팀에 합류하기 위해 왕복 2차례로 약 3만6000km, 여기에 이탈리아 왕복 3000km와 국내 리그 일정까지 더하면 한 달 새 약 4만km를 날아다니는 강행군을 하는 셈이다.

이는 역으로 그만큼 박지성의 존재 가치가 크다는 얘기. 2002월드컵 때 거스 히딩크 감독이 ‘4강 신화’를 창출한 뒤 곧바로 PSV 아인트호벤으로 데리고 갈 만큼 애제자가 바로 박지성이다.

공격형미드필더와 수비형미드필더, 좌우 날개, 처진 스트라이커 등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형적인 ‘멀티 플레이어’. 무엇보다 미드필드에서 펼치는 압박플레이와 재치있는 패싱플레이가 뛰어나다. 김호곤 감독이 박지성을 긴급호출한 것도 현재 올림픽팀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공격형미드필더나 처진 스트라이커로 투입하기 위한 것.

시차 극복도 안된 상태에서 다른 선수들과 발도 맞춰보지 못하고 출전하는 박지성이 어떤 컨디션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박지성은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겠다”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