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배구]"욕심내면 일찍 망가진다네"…첫 사제감독 대결

입력 | 2004-02-26 18:02:00

라이벌로 만난 스승과 제자“한수 배웠습니다.” 17년간 한솥밥을 먹다 라이벌이 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오른쪽)과 신영철 LG화재 감독. 26일 0-3으로 완패한 신영철 감독이 스승 신치용 감독을 찾아 인사하고 있다. 대전=연합


“처음부터 뭘 보여주려고 욕심을 부리면 일찍 망가진다. 먼저 네 걸 만든 뒤 시작해도 늦지 않아.”

“잘 알겠습니다, 선생님.”

2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T&G V투어 2004배구 대전(5차)투어. 17년간 한솥밥을 먹다 최근 라이벌 팀의 사령탑으로 배를 나눠 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과 신영철 LG화재 감독이 경기 전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이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체육관에 도착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신영철 감독은 신치용 감독이 나타나자 달려가 깍듯이 인사했다.

하지만 사제의 정과 승부는 별개. 전날 ‘포지션 파괴’란 깜짝 카드를 들고 나왔다가 대한항공에 완패한 신영철 감독은 이날 선수들이 익숙한 원래 포지션으로 바꿔 정면 승부를 걸었다.신치용 감독도 정예 멤버를 모두 선발 출전시키며 물러서지 않았다.

결과는 삼성화재의 3-0 완승. 삼성화재는 68연승을 질주하며 겨울 배구리그 최다연승 신기록을 눈앞에 뒀다. 최다연승 기록은 여자부 LG정유의 69연승.

초반 제자의 도전은 강력했다. 손석범의 2연속 득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LG화재는 6-2로 앞서 나갔다.

이에 곧바로 작전타임을 부른 신치용 감독은 상대의 블로킹 타임을 뺏는데 국내 일인자인 신진식을 소방수로 투입했다. 신진식은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7점을 챙기는 맹타로 LG화재의 저항을 25-21로 잠재웠다.

LG화재는 2세트 중반 레프트 김성채가 부상으로 빠지는 불운까지 겹쳐 내리 세트를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상무를 3-0으로 제압했다. 현대캐피탈의 방신봉은 블로킹 2개를 추가, 699개로 통산 700블로킹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여자부의 현대건설은 KT&G를 3-1로 누르고 19연승 행진을 달렸다.

대전=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26일 전적

△남자부 A조

삼성화재(2승) 3-0LG화재(2패)

△남자부 B조

현대캐피탈(2승) 3-0상무(2패)

△여자부

현대건설(3승) 3-1 KT&G(2승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