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궁’ 김수녕(33·예천군청·사진)이 아테네올림픽에 간다. 이번엔 활이 아니라 마이크를 들고 간다.
김수녕은 26일 “아테네올림픽에서 MBC-TV 양궁경기 해설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의를 받고 내가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주위에서 용기를 많이 줘 한번 해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수녕은 선수로서 아테네올림픽 출전은 포기한 상태. 93년 은퇴했다가 6년 만에 복귀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따내며 “역시 김수녕”이란 찬사를 들은 그는 시드니올림픽 이후 부상 등으로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 다음달에 대표선발전이 열리지만 정상적으로 활을 쏠 수 있는 몸 컨디션이 안돼 참가하지 않는다고.
선수가 아니라 해설자로 올림픽의 발상지 아테네를 방문하게 된 김수녕은 “말솜씨가 없어 걱정이 되긴 하지만 선수생활 경험을 살려 아는 대로 시청자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겠다”는 각오. 청주여고 2학년 때인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여자양궁 개인, 단체 2관왕에 오르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김수녕은 국내 스포츠 선수 가운데 올림픽 최다메달(금 4개, 은 1개, 동 1개)을 따낸 ‘명궁.’ 여자 양궁 선수 가운데는 전 세계랭킹 1위 이은경과 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서향순이 해설자로 활약했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