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도전자 42인의 문제해결 법칙/크리스토퍼 호에닉 지음 박영수 옮김/446쪽 1만8000원 예문
아일랜드 출신의 영국국적 남극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그는 1914년 남극 탐험을 시도했으나 중도에 부빙(浮氷)을 만나 난파했다. 선원 5명과 함께 6.6m 길이의 작은 보트를 타고 1280km 떨어진 사우스조지아섬으로 구조를 청하러 간 섀클턴은 결국 남겨두고 온 승무원 전원을 구출했다.
그의 탐험은 실패로 끝났다. 미흡한 계획과 극지방의 빙하 유형에 대한 불충분한 지식, 그리고 부실한 장비로 2년 동안 죽을 고비를 넘기며 고생만 잔뜩 한 채 목적지인 남극에 가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가 전 대원들과 함께 살아 돌아오자 그의 모험은 전설이 됐고 그의 경험은 연구의 대상이 되어 경영학 교과서에 수록됐다. 섀클턴은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태도로 부하들에게 비길 데 없는 성실과 헌신을 보여주었으며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했다. 그리고 불가능한 장애물을 뛰어넘었다.
“모든 문제는 상황A에서 상황B로 향하는 모험이고, 모든 모험은 지점A에서 지점B로 이동하는,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저자는 모험, 문제, 기회가 결국 같은 상황을 가리키는 다른 말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변화를 두려워할 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되고, 변화를 환영할 때 변화를 초대하는 것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 해결의 과정을 6가지 요소로 정의하고 이 중 많은 요소를 가질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한다.
1.개혁자-올바른 태도로 접근하라
2.발견자-영역을 파악하라
3.의사소통자-관계를 구축하라
4.선도자-과정을 관리하라
5.창조자-해결책을 창조하라
6.실행자-결과를 이끌어내라
‘아마존닷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가 혁신적이고 결단력 있는 팀과 조직을 창조한 ‘개혁자’라면, ‘휴먼 지놈 사이언스’의 대표 윌리엄 하셀틴은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올바른 정보를 얻은 ‘발견자’다. 지휘자 없이 최고의 음악을 선사하는 ‘오르페우스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가치를 전달하고 교환함으로써 신뢰와 충성을 구축하는 ‘의사소통자’의 예라면, 콜린 파월 미국 국무부 장관은 올바른 이유를 가지고 적시에, 이유에 적합한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선도자’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립자 빌 게이츠가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완벽하고 확증된 최고의 해결책을 고안하는 ‘창조자’라면, 몰락해 가는 거대 기업 IBM을 1년 만에 기사회생시킨 루 거스너는 복잡하고 경쟁적인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해결책을 수행하는 ‘실행자’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위기 상황에 부닥쳤을 때 그것을 ‘변화’의 시점으로 자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