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2/강창모 외 지음/368쪽 9500원 열린책들
지난해 국내 독서계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해를 맞았다. 장편 ‘뇌’가 100만부, 뒤 이은 단편집 ‘나무’가 현재까지 70만부를 넘어섰다.
국내 문학계의 빈곤함에서 나온 역작용으로 보인다. 그러나 출판사 ‘열린책들’이 기획한 이번 소설집을 보면 상상력이 풍성한 작가 지망생들이 국내에 무척 많음을 알 수 있다. ‘나무’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춘 소설을 공모하자, 286편의 응모작이 들어왔다. 이 중 31편을 골라 책으로 엮었다.
최우수작 ‘자라나는 집’은 특수자재로 지은 집이 자라난다는 설정으로, 결국 외계 물질 ‘멘트’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다는 기발한 발상을 펼쳐놓았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기상천외한 해킹 이야기 ‘햄스터 혁명’과 아스팔트의 도로 라인을 흰색 마시멜로로 그어 놓은 사실을 규명해 나가는 ‘도로의 비밀’ 등이 실렸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