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안풍(安風)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강삼재(姜三載·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 한나라당 의원과 김기섭(金己燮)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운영차장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27일 서울고법 형사7부(노영보·盧榮保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강 의원측 변호인들은 김 전 차장을 상대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안풍 사건 개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강 의원에게 돈을 직접 줬다는 거짓 자술서를 법원에 낸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차장은 “자술서 내용은 모두 사실이며 자술서를 쓰면서 김 전 대통령과 협의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 의원은 “김 전 차장의 주장은 모두 거짓말로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1월 전화통화에서 김 전 차장이 ‘억울한 거 다 안다. 조금만 참아라. 4월이면 사면복권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또 “안풍 자금을 김 전 대통령에게 직접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인생 스승인 김 전 대통령을 파는 행동을 할 만큼,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김 전 대통령을 다음 달 12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공판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안풍 사건은 정치적 보복 사건이므로 김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