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추진 중인 화북댐(경북 군위군 고로면) 건설사업이 착공을 앞두고 불교계의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 소속 사찰의 주지 45명은 27일 성명을 내고 “중요한 문화재인 군위 인각사(鱗角寺·사적 374호) 주변에 거대한 댐을 건설하면서 문화재 보존과 환경대책이 부실하다”며 화북댐 건설 백지화를 요구했다.
‘화북댐 건설반대 대책위’를 구성한 이들은 28일 인각사에 모여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인각사는 일연스님이 머물며 ‘삼국유사’를 저술한 유서 깊은 사찰로 보물로 지정된 고려시대 탑 등이 있다.
대책위는 “인각사에서 동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댐 건설을 추진하면서 사찰 문화재와 주변 생태계 보존 대책은 너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인각사 주지인 상인(常仁)스님은 “친환경적 댐을 건설한다면서 그동안 인각사나 불교계와 협의를 거의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종합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댐 건설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 화북댐건설단은 현재 댐 예정지 주변의 주민과 토지 등에 대한 보상을 65%가량 마쳤으며 올 5∼6월 경 공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송규원(宋圭源) 경영과장은 “댐 주변 정비사업비로 책정된 340억원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군위군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인각사 보존에 필요한 사업비도 전체 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낙동강 치수(治水)와 용수공급을 위해 화북댐을 비롯해 감천댐(김천), 이안천댐(상주), 송리원댐(영주) 등 댐 4개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교부는 사업비 4000억원을 들여 인각사 주변 낙동강 지류에 높이 50m, 길이 340m, 총저수량 4900만t 규모의 화북댐을 2008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군위=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