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98년 5월 실시한 핵실험에 북한이 공동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이 같은 주장은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실험이었다는 파키스탄의 발표와는 달리, 당시 미국 정찰기가 핵실험이 이뤄진 발루키스탄 사막 상공에서 플루토늄의 흔적을 채집해 처음 제기됐었다.
전현직 미 정보관리들이 제시했던 이 ‘오래된 의혹’이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핵 기술 유출 전모가 밝혀지는 과정에서 다시 조명을 받게 된 것.
당시 미 정보기관과 핵연구소는 북한이 칸 박사의 핵 기술 지원에 대한 대가로 플루토늄을 파키스탄에 제공해 공동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다.
특히 농축우라늄 핵기술만을 보유했던 파키스탄이 수차례 실시한 핵실험 가운데 마지막 실험에서만 플루토늄이 방출됐고, 마지막 실험에 칸 박사가 깊이 개입했다는 점도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미 국무부 핵정보 담당 관리였던 로버트 아인혼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했을 때는 이미 북한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구입한 뒤였다”며 “의혹은 그럴듯하지만 증거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만약 북한과 파키스탄이 공동으로 핵실험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핵무기를 제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