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야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경기 용인시 기흥읍 서천리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 조성된 지 20여년에 불과하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캠퍼스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대부분 대학의 지방캠퍼스가 단조로운 건물들만 오밀조밀 들어선 것과는 달리 중세 유럽풍의 정문과 중앙도서관, 사색의 광장, 체육대학 건물 등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날씨가 포근한 주말이면 인근 영통신도시 주민들이 많이 찾아 주민 휴식공간으로서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재물 기사 목록▼
-1.문화와 환경의 조화 '서울대와 신림동 봉천동'
-2.전통과 역사의 향기 '고려대와 홍릉'
-3.낭만과 젊음의 분충 '연세대 이화여대와 신촌'
-4.패기와 절도의 공간 '육군사관학교와 태릉'
▽중세유럽식 정문과 사색의 광장=캠퍼스 정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2001년 조성된 네오르네상스식 문은 폭 62m, 높이 22m에 이르는 화강석 구조물로 16개의 돌기둥이 받치고 있다. 수원캠퍼스가 제2 르네상스 운동의 발원지가 될 것을 염원하는 뜻에서 건립됐다.
정문에서 캠퍼스를 바라보면 도로 좌우측으로 학교 건물들이 배열돼 안정감과 뛰어난 조형미를 느끼게 한다.
정문을 지나 중앙도서관으로 가기 위해 넘는 일명 ‘할딱고개’ 주변에 조성된 진달래동산은 해마다 봄을 알리는 전령 역할을 한다. 또 체육대학은 중세 유럽 건물을 연상시켜 눈길을 끈다.
중앙 도서관과 사색의 광장
중앙도서관 앞 사색의 광장은 수원캠퍼스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 6500평 광장의 중앙에는 13개의 분수,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광장 좌우측에는 27m 높이의 오벨리스크탑이 우뚝 솟아 인상적이다. 봄에는 광장과 주변으로 벚꽃과 철쭉 등이 만발한다.
이 광장에서 주차장 너머로 바라보이는 신갈저수지는 또 다른 아름다움. 새벽녘 물안개와 해질녘 낙조는 캠퍼스의 낭만과 여유로움을 안겨준다.
76cm의 대형 천체망원경을 갖춘 우주과학교육관(천문대)은 주중에는 일반에 무료 개방한다. 031-201-2470
중앙도서관 뒤편에서 시작하는 산책로(50분가량 소요)는 학교를 한바퀴 빙 돌아 정문 앞까지 이어져 많은 이들이 찾는 데이트 코스 중 하나다.
주중에 무료 개방하는 천문대
▽한국민속촌과 경기도박물관=경희대 수원캠퍼스에서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다.
전통가옥과 풍물을 엿볼 수 있는 한국민속촌에는 널뛰기, 농악놀이, 줄타기 등 농악놀이패 공연이 오전 11시, 오후 3시 하루 두 차례 있다. 또 각 방송국의 사극 드라마 촬영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어져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031-286-2111
경기도박물관은 고고미술과 민속자료를 상설전시하고 있지만 특별기획전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2일부터 한 달간 ‘난세의 명재상 백헌 이경석(白軒 李景奭·1595∼1671) 전’이 열린다.
백헌은 조선 중기 때의 대표적 학자로 현종(顯宗)으로부터 하사받은 궤장(궤杖·앉아서 팔을 기대는 받침대와 지팡이·보물 930호)과 사궤장연회도첩(賜궤杖宴會圖帖) 등 백헌 집안의 서화류 100여점이 선보인다. 매주 월요일 휴관. 031-288-5400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