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위원회가 17대 총선 선거구를 최종 획정함에 따라 통폐합지역의 현역 의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새 지역구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물론 통폐합 대상 지역의 현역 의원 및 공천 신청후보군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현역 의원 중 지역구가 반으로 쪼개져 인근 지역구에 합쳐진 경우는 김찬우(金燦于·경북 청송-영양-영덕) 이완구(李完九·충남 청양-홍성), 김용균(金容鈞·경남 산청-합천) 의원.
불출마 선언을 한 김찬우 의원을 제외하고 이 의원은 충남 홍성-예산으로, 김용균 의원은 경남 의령-함안-합천에 각각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의원은 홍문표(洪文杓) 전 제2사무부총장과의 공천 경합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고, 김용균 의원 역시 같은 당 윤한도(尹漢道·경남 의령-함안) 의원과의 교통정리 문제로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도 두 곳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태식(金台植·전북 완주-임실) 의원은 연고지가 완주인 만큼 전북 김제-완주로 출마할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이미 오홍근(吳弘根) 전 국정홍보처장이 민주당 김제 지역구 공천을 받은 상태. 김 의원측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공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다.
구속 중인 민주당 박주선(朴柱宣·전남 보성-화순) 의원의 지역구는 반으로 쪼개져 사라졌다. 보성이 고향인 박 의원이 전남 고흥-보성에 옥중 출마할 경우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와 공천 경합을 벌여야 할 처지다. 박주선 의원측은 “공천 과정을 지켜보며 곧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해 여의치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까지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통폐합되는 경기 여주-이천은 사실상 공천이 확정된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경기 여주), 민주당 이희규(李熙圭·경기 이천) 의원이 온종일 상대 지역에 머물며 표밭을 갈고 있다.
4개 군으로 넓어져 면적기준으로 서울(650km²)의 6배가 넘는(4115km²) 강원 영월-평창-태백-정선은 한나라당 김용학(金龍學·강원 영월-평창)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택기(金宅起·강원 태백-정선) 의원 모두 “종일 돌아다녀도 총선 전까지 한 번을 다 돌기 어려울 정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선거구 획정에 따른 통폐합 지역구 변동구분현행조정 후대구중(백승홍·무), 남(현승일·한)중+남 경기여주(이규택·한), 이천(이희규·민)여주+이천강원태백-정선(김택기·우), 영월-평창(김용학·한), 철원-화천-양구(이용삼·민),속초-고성-양양-인제(송훈석·민)영월-평창+태백-정선철원-화천-양구+인제속초-고성-양양
충남부여(김학원·자), 청양-홍성(이완구·한), 예산(오장섭·무)청양-부여, 홍성-예산전북김제(장성원·민), 완주-임실(김태식·민), 진안-무주-장수(정세균·우)김제-완주진안-무주-장수+임실전남나주(배기운·민), 고흥(박상천·민)보성-화순(박주선·민)나주+화순고흥+보성경북고령-성주(주진우·한), 군위-의성(정창화·한), 칠곡(이인기·한), 청송-영양-영덕(김찬우·한),봉화-울진(김광원·한)고령-성주+칠곡군위-의성+청송영양-영덕+봉화-울진
경남의령-함안(윤한도·한), 산청-합천(김용균·한), 함양-거창(이강두·한)의령-함안+합천함양-거창+산청제주제주(현경대·한), 북제주(양정규·한)제주+북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