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들'이 왔다.
'죽의 장막'을 친 중국올림픽축구대표팀 20명이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선샹푸 감독이 이끄는 중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이날 공항에서 숙소인 타워호텔로 직행, 캠프를 차렸다.
3일 한국과의 2004아테네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 첫 경기를 앞둔 중국대표팀 선수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진지한 표정으로 일관, 결전의 의지를 엿보게 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올림픽대표팀 명단에는 간판 골잡이 추보(칭다오)와 수비수 류진동(산둥), 공격수 장숴(톈진) 등 주전 3명이 빠졌고 대신 재간둥이 미드필더 자오쉬르(스촨)가 긴급 수혈된 것으로 밝혀졌다. 선 감독은 "3명의 주전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부득이 뺄 수밖에 없었다"고 간단하게 밝혔다.
2개월간 합숙훈련을 실시했고 한국에 오기 직전까지 서울과 유사한 여건을 가진 상하이에서 비공개 비밀훈련을 한 중국올림픽축구대표팀. 과연 이번 중국대표팀의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
6년간 중국 프로축구리그에서 지도자로 활약했던 이장수 전남 드래곤즈 감독은 "중국의 힘과 높이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우선 장신(1m92) 골키퍼 안치는 활동 반경이 넓지만 슈팅을 종종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슈팅한 뒤 한국 공격수들의 과감한 문전 쇄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인 마크가 뛰어난 왕셩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후자오쥔은 공격력도 뛰어나며 적절히 파울을 구사,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는 게임 조율 능력이 일품이어서 한국 공격수들로서는 경계해야할 부분으로 꼽았다.
또 왼쪽 날개를 맡는 옌숭은 수비수를 제친 뒤 올리는 크로스가 장기여서 한국 수비수로서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것.
이 감독은 이들 외에 중앙 수비수 두웨이, 왼쪽 미드필더 쉬량, 스트라이커 가오밍의 기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상하이 선화 소속의 두웨이는 1m87의 중앙 수비수이지만 세트 플레이 때 공격에 적극 가담해 헤딩슛으로 득점을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중국팀의 전문 프리킥 키커는 왼발슛이 뛰어난 쉬량. 스트라이커는 가오밍이 맡는 데 수비수를 등지고 날리는 터닝슛이 일품이라고.
이 감독은 "중국은 미드필드진을 두텁게 하며 수비 위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좌우 날개인 최성국과 최태욱의 사이드 돌파에 의한 센터링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아야 것"이라고 말했다.
1일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중국대표팀은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비공개 훈련을 실시할 예정.
한편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최고의 테크니션' 박지성(아인트호벤)이 1일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해 오후 팀훈련에 합류했다.
김호곤 감독은 "만능선수인 박지성의 가세로 다양한 공격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됐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의 포지션에 박지성을 투입해 반드시 중국전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