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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保-革 또 엇갈린 목소리…좌익척결-민족단결 勢대결

입력 | 2004-03-01 19:12:00

1일 보수 진영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왼쪽), 진보 진영은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에서 따로 삼일절 행사를 가졌다. 보수측은 ‘한미공조’, 진보측은 ‘민족자주’를 외치는 보혁 갈등은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권주훈기자


제85주년 3·1절인 1일 보수와 진보 진영이 서울 도심에서 각각 ‘친북좌익 척결’과 ‘자주 민족단결’을 내세우며 집회를 가졌다.

이들의 집회는 충돌 없이 마무리됐지만 보혁(保革)간 이념 갈등 양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보수진영=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자유총연맹 등 14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반핵·반김 국권수호국민대회협의회 소속 회원 3만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2시반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친북좌익세력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국민대회’를 가졌다.

이날 대회에서 반핵·반김 국권수호국민대회협의회는 이른바 ‘친북 좌익세력’을 규탄하면서 정부에 대해 친북 좌익세력을 색출해 즉각 사법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또 4·15총선에서 친북 좌익세력의 국회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진보진영=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통일연대 등으로 구성된 2004 민족 공동행사 추진본부 소속 300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3·1 민족대회’를 열었다.

이날 추진본부측은 △6·15공동선언을 통일의 이정표로 삼고 △일본의 역사 왜곡과 군국주의 기도에 함께 맞서며 △민족의 자주와 평화 실현 등을 내용으로 하는 남북 공동 민족자주선언문을 채택했다.

추진본부측은 지난해 8·15 행사에 이어 북측과 공동으로 민족대회를 가지려 했으나 무산돼 남한과 북한측이 따로 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23개 중대 2300여명을 시청 앞 광장과 종로 등에 배치해 양 진영의 접촉을 막았으며 일본대사관 앞에 별도로 1개 중대를 배치했다. 이날 집회로 인해 서울 도심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한때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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