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예상을 깨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하일 프라드코프 유럽연합(EU) 특사(장관급)를 신임 총리로 지명하고 의회에 인준을 요청했다. 프라드코프 지명자는 총리 후보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 벨기에 브뤼셀에 있던 프라드코프 지명자는 이날 급히 귀국해 푸틴 대통령과 면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프라드코프 지명자가 각 부처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능력 있는 인물”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하원은 5일 총리 인준을 검토할 예정이다. 집권 통합러시아당이 의회 다수당이어서 무난히 인준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무명’의 프라드코프 지명자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러시아주가지수(RTS)는 2.5%나 폭락했다.
현지 언론은 세무경찰청장을 지낸 프라드코프 지명자가 ‘부패와의 전쟁’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인물을 총리로 내세운 것은 푸틴 대통령의 친정 체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프라드코프 지명자는 통상전문가로 대외무역부장관과 보험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영어와 스페인어에 능하고 해외 근무 경험이 풍부해 국제정세에도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