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1일 북한이 국가 정책적으로 마약 밀매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연례 국제마약통제 전략보고서에서 지난해 호주 경찰이 헤로인 125㎏을 밀수한 혐의로 나포한 북한 선박 봉수호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사건들은 북한이 불법 마약밀매에 공식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봉수호 나포 당시 선원들 이외에 북한 노동당 출신 정무참사관이 포함돼 있었던 사실을 지적하고 이 사건은 "북한 기업과 기관이 북한 이외의 지역으로 상당량의 마약을 적극 운반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가적인 지원은 아니더라도 당 고위층이나 정부의 관여 없이 북한에서 대규모로 마약이 재배되거나 북한을 통해 밀매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로버트 찰스 국무부 국제 마약 및 법집행 담당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봉수호 사건을 보면 북한 정부가 이 사건에 관련돼 있는 것 같다"면서 "이것은 몇 년 동안의 자료를 근거로 모든 연관성을 자세히 살펴본 뒤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찰스 차관보는 "봉수호 사건은 북한에서 마약 밀거래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시사한다"면서 "국가가 소유한 선박이 밀매에 연루돼 있음을 시사하는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