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올해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지율도 50% 밑으로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지율 최저=CBS 방송은 1일 부시 대통령의 업무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47%에 그쳤다고 밝혔다. CNN의 1월 말 여론조사에서 처음 50% 밑으로 추락한 뒤 지지도가 더 떨어진 것. 9·11테러 직후의 90%에서 줄곧 하향세다.
미 현직 대통령 중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조지 부시 3명은 재선을 노리던 해 3월 지지율이 각각 48%(1976년), 39%(1980년), 41%(1992년)였고 이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러닝메이트’ 경쟁에서도 부시-체니 후보는 민주당 케리-에드워즈 후보에게 50% 대 42%로 지는 것으로 나왔다. 케리 의원 대 부시 대통령의 개인 지지도 역시 47% 대 46%로 케리 의원 우세. 민주당 후보경선에 2위를 달리는 에드워즈 의원과는 45%로 겨우 동률을 이뤘다.
▽조사는 조사일 뿐=제임스 윌슨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명예교수는 2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에서 여론조사와 바닥 민심에는 차이가 있다며 부시 대통령 편을 들었다.
현직 대통령은 업무 수행과 언론 보도를 통해 매일 평가받지만 대선은 4년에 한 번 치러지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는 것. 허버트 험프리(1968년) 지미 카터(1980년) 마이클 듀카키스(1988년) 조시 부시(1992년)는 각각 대선 3∼5개월 전에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결과적으로 패배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윌슨 교수는 미 유권자 중 각각 40%는 누가 출마하든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 때문에 부동층 20%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동층은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부동층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경제”라며 “미국인 절반 이상은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실업률도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