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국 화가’ 하면 대륙적 풍모에 걸맞은 거대한 스케일, 대담하고 화려한 색채가 특징이다. 그러나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독자적 화풍을 인정받고 있는 여류화가 천수샤(陳淑霞·42)의 유화들은 이런 통념을 뛰어넘어 단순한 색채, 평면적이고 안정된 구도가 특징이다.
천수샤는 1980년대부터 중국 화단에서 주목받기 시작해 90년대 ‘중국미술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으며 1999년 ‘중국 인민공화국 기념전’ 최우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베이징 중앙미술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8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표화랑에서 열리는 ‘천수샤’전에는 ‘시대의 얼굴’ ‘유년시절’ ‘부패함’ ‘우산’ ‘입추’ 등 관조적이고 정적인 화면의 인물화와 정물화 30여점이 나온다. 사각의 탁자와 그 위에 올려진 과일들, 작은 의자에 끼어 앉은 오누이의 모습 등 일상의 사물과 인물들이 차분하고 소박한 색조로 그려졌다. 캔버스 속의 인물이나 정물이 원근감이 극도로 배제된 채 정면을 향해 똑바로 자리 잡고 있어 마치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듯한 천진함과 순수성을 느끼게 한다. 그의 작품에서 지배적인 색은 ‘회색’. 그의 회색은 다른 색들을 조율함과 함께 통일감을 부여하고, 색감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효과를 일으킨다는 평을 듣고 있다. 02-543-7337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