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이라크인들 반응▼
“이라크에 가는 한국군은 전투병이 아니라 평화유지군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한국 사람들이 축구공을 보내 준다는 것을 알면 이라크 국민은 정말 기뻐할 겁니다. 이라크 국민을 대신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2001년 고국 이라크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인천 율도 중고자동차단지에서 자동차 중개업을 하고 있는 한투슈 마지드(27)는 본사의 ‘희망의 축구공’ 보내기 캠페인에 대해 서툰 한국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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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사람들은 축구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거예요.”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당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국인들과 함께 열띤 응원도 했다는 마지드씨. 그는 “한국이 파병한다고 했을 때 처음엔 섭섭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난해 한국이 나시리야를 도와주는 걸 보고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나시리야는 이라크 남부지역에 있는 소도시로 한국의 서희 제마부대가 머물렀던 곳. 한국군은 이곳에서 병원을 짓고 이라크 주민들을 치료해 주는 봉사활동으로 현지인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마지드씨의 동료 하비부 알라스리(33)는 “축구할 공간이 많지 않지만 벽돌을 쌓아 골문을 만들고 축구를 할 만큼 축구는 이라크 최고의 인기 스포츠”라며 “한국 사람들이 보내는 축구공으로 이라크 아이들이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인과 두 자녀 등 가족을 나시리야에 두고 온 그는 “한국은 미국과 달랐으면 좋겠다”며 “미국처럼 이라크에 총을 쏘는 것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과 함께 자동차중개업을 하고 있는 알리 무사위(24)도 “축구공을 보내면 바그다드에 있는 내 조카가 무척 좋아할 것”이라며 “파병으로 한국에 대한 이라크 국민의 이미지가 나빠졌지만 축구공 보내기 행사로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무사위씨는 “최근에만 고국에서 테러로 160여명이 죽었다”면서 “전쟁은 끝났지만 끊임없는 교전으로 불안해 하는 이라크 국민이 축구를 하며 잠시라도 고통을 잊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끔 외국인을 차별할 땐 서운하지만 한국은 기본적으로 멋있는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외국어대 아랍어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라크인 무나 켈리 교수의 아들인 알리(21·한국명 박민우)는 “이라크는 지금 상처가 난 몸과 같고 키르쿠크는 더 심하다”며 “상처 난 이라크인들의 마음을 치유할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아이들은 과거 10여년 동안 부서진 탱크에서 놀았다”며 “한국에서 보내는 축구공이 아이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인터뷰 기념으로 축구공을 선물하자 아이처럼 뛸 듯이 기뻐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이라크 주민 마음 사로잡을 탁월한 선택"▼
“동아일보가 전개하고 있는 이라크에 ‘희망의 축구공’ 보내기 운동은 이라크 국민뿐만 아니라 우리 파병 장병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라크에 파병될 자이툰부대(평화 재건사단)의 각종 민사(民事)작전 계획을 수립 중인 황중선(黃中善·육군준장) 합동참모본부 작전참모차장은 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축구공 보내기 운동 기사를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무릎을 쳤다”고 말했다.
황 차장은 사실 그동안 남모를 고민에 빠져있었다. 파병지인 키르쿠크의 주민들이 한국 에 기대하는 사항들을 조사해 본 결과 상하수도 시설 복구, 병원 및 학교 건립 등 대부분 파병부대의 능력을 넘는 것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지주민들에게 한국군이 ‘도움을 주는 존재’라는 점을 확실히 인식시켜야 합니다. 일본군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현지주민들에게 실망감을 주었고 이젠 적대감으로 바뀌고 있어요. 일단 작지만 눈에 확실히 보이는 것부터 시작해야죠. 축구공 보내기 운동은 이런 의미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황 차장은 또 “이라크에서 제일 인기 있는 스포츠가 축구 아니냐”면서 “현지주민들과 축구경기를 했던 우리 서희 제마부대원들에 따르면 주민들이 체력만 떨어졌지 축구 기술이나 조직력은 놀라울 정도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래서 이라크인들은 축구공 지원을 크게 환영할 것이며 이로 인해 국군 장병들의 재건지원 활동이 훨씬 수월하고 안전해질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황 차장은 “정부 역시 각종 이라크 지원사업들을 구상 중”이라면서 “식수 및 유류 차량 제공, 현지경찰에 대한 순찰차 제공과 함께 이슬람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성지인 메카 쪽을 가리키는 안내표지판을 세워주는 방안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권도 교육 등 단순한 민사작전에서 학교 건립 등 대형 재건사업에 이르기까지 군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며 “정부 차원뿐만 아니라 국내 언론사 및 기업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황 차장은 “군은 동아일보의 축구공 보내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을 통해 파병 자체는 아니더라도 파병 장병들에 대한 국민적인 지지가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성금 보내주신분들▼
△LG그룹(회장 구본무) 1억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7000만원
△포스코(회장 이구택)5000만원
△㈜한국야쿠르트 대표이사 김순무 1000만원
△최윤정(늘푸른소아과의원) 10만원 △김태훈·김택균 6만원 △익명의 독자 5만원 △김의일 5만원 △우신켐텍 5만원 △장건영 5만원 △고석준 5만원 △김응원 4만원 △박선혜 3만원 △박정순 3만원 △전중진 3만원 △최화순 3만원 △홍순관 2만원 △차평용 2만원 △홍진권 2만원 △황철근 2만원 △윤정희 2만원 △유순혁 2만원 △권양주 2만원 △전명식 2만원 △김상구 2만원 △성광산업 1만원 △김종관 동대문상회 1만원 △박우원 1만원 △익명의 독자 1만원 △이응규 1만원 △김경수 1만원 △조용기 1만원 △이희찬 1만원 △주경애 1만원 △신현호 1만원 △성백육 1만원 △정병우 1만원 △한덕순 1만원 △차정호 1만원 △김선화 1만원 △이금수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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