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울산)이 결국 이름값을 해냈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4 아테네올림픽 축구 중국과의 아시아 최종예선. 후반 36분 골키퍼 김영광이 손으로 던져준 볼을 잡은 뒤 최성국이 보여준 질풍 같은 드리블과 중국 수비수 다리 사이로 이어준 절묘한 어시스트는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에 충분했다.
최성국은 그동안 개인기만 믿고 너무 설친다는 눈총을 받았던 게 사실. 지나치게 볼을 끌다가 패스 타임을 놓쳐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브라질엔 그만한 선수가 수없이 많다”며 그의 개인플레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보듯 결국 꿩 잡는 건 매. 최성국은 공을 몸에 접착제로 붙인 듯 3명의 중국 수비수들에 에워싸여도 여유 있게 제친 뒤 여러 차례 센터링을 올렸다. 이에 관중들이 그의 이름을 외치며 기립박수를 보냈을 정도.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최성국의 현란한 개인 돌파가 결국 결승골로 이어졌다”며 “오늘 중국전은 최성국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선샹푸 감독도 “단 한 번의 수비 실수로 졌다”며 최성국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해 가슴을 쳤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