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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주말시대]천년 고도로 건강여행…경주 꽃마을 한방병원

입력 | 2004-03-04 16:57:00

경주 꽃마을한방병원에 들어서면 넓은 마당에 인삼, 당귀, 살구씨, 복숭아씨, 계피, 인진쑥 등 약재가 널려있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풍스러운 한옥으로 꾸며진 병원건물도 이채롭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특별한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늘 피곤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스트레스를 떨쳐버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돌아오면 피곤함이 더 쌓인다. 그렇다면 여행을 하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헬스투어에 눈을 돌려보자.

경북 경주시에 있는 꽃마을한방병원에서는 한방진료와 더불어 경주여행을 접목한 헬스투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른바 웰빙 여행이다. 한방병원에 묵으며 관광까지 할 수 있는 헬스투어는 원래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시작된 것이지만 최근에는 건강에 관심이 많은 내국인들에게 더 인기다.》

○ 한방식 건강진단

천년 고도의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경주에 가면 볼거리가 참 많다. 여기에 건강까지 덤으로 챙기며 여행을 할 수 있다니 더욱 반갑다. 경부고속도로 경주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자동차로 3분 정도 달리면 왼쪽으로 신라 시조인 박혁거세를 비롯해 초기 왕들의 무덤이 있는 오릉이 보이는데 바로 그 앞의 고풍스러운 한옥이 꽃마을한방병원이다.

이 병원 뒤쪽에는 대밭이 둘러져 있어 눈을 시원하게 한다. 그 대밭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에 한약냄새가 은은하게 묻어난다. 넓은 잔디 마당에는 한약재들이 가득 널려 있다.

인근 사람들은 치료 목적으로 찾아오지만 요즘은 건강여행을 오는 타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드라마 대장금 덕분에 한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이곳에 도착하면 우선 한약재로 만든 삼신차가 나온다. 한약재 냄새와 함께 달짝지근한 맛과 향이 아주 좋다. 웰빙 투어의 시작이다.

1인용 캡슐로 된 원적외선 찜질기에 들어가면 기분 좋을 정도로 피로가 싹 풀린다.

그리고 나서 몸의 기본상태를 체크한다. 특이한 것은 침 놓는 부위를 바늘로 콕콕 찔러 나타나는 인체 반응으로 건강을 진단하는 경락기능검사다. 생각만큼 따갑지 않다. 이어서 눈동자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홍채검사, 인체 부위별 스트레스 검사, 적혈구 모양으로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생혈액검사가 실시된다. 즉석에서 자신의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진단 과정이 재미있다.

○ 쑥뜸-지압에 잠이 솔솔

체질을 알아보는 오링테스트도 있다. 왼손에 물체를 쥐고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붙인 뒤 손가락의 힘을 알아보는 이 테스트를 통해 특정 음식이나 액세서리가 각자의 체질에 맞는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초음파검사, 골다공증 진단 등의 전문적 검사도 이어진다.

진단이 끝나면 몸 상태에 맞춰 침, 뜸, 향기요법 등의 치료를 받는다. 침대에 누워 배꼽을 중심으로 뜸을 하다 보면 기분 좋을 정도로 배가 따뜻해지고 향긋한 쑥 냄새에 취해 잠이 솔솔 온다. 1인용 캡슐에 들어가 원적외선 맥반석찜질을 하거나 지압침대에서 지압을 받다 보면 몸이 날아갈 듯 개운해진다.

저녁 식사로는 인근에 있는 아주 오래된 한옥 식당에서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한정식이 나온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담소를 나누며 고구마를 구워 먹는 맛도 그만이다.

○ 유적지-시골장터 관광까지

세면대와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게 약간 불편하지만 병원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지내도 좋다. 아침에 일어나면 심호흡하기에 좋은 맑은 공기와 청명한 하늘, 대나무들의 속삭임, 그 앞에 피어난 노란 산수유와 하얀 매화가 싱그러운 하루를 열어준다. 병원 바로 앞에 있는 오릉을 산책하다 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면 병원측이 마련한 관광투어가 시작된다. 경주 유적지 곳곳은 물론 경주 인근의 시골장터를 둘러볼 수 있다. 아울러 이제 막 꽃망울을 피워내고 있는 벚꽃도 4월이 되면 경주 전역에 만개해 온통 벚꽃물결이 출렁이게 된다. 벚꽃길 옆에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따로 마련돼 있어 하이킹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이렇게 진행되는 1박2일 헬스투어 비용은 1인당 9만5000원(초등학생 반액). 적어도 1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꽃마을한방병원 김동렬 원장은 “이곳에 와서 체질에 맞는 섭생만 알아가도 생활이 바뀐다”고 한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의 웰빙여행으로는 물론이려니와 나이 드신 부모님의 효도관광으로도 안성맞춤일 듯. 문의 경주 꽃마을한방병원 054-775-6600

글=최미선 여행플래너 tigerlion007@hanmail.net

사진=신석교 프리랜서 사진작가 rainstorm4953@hanmail.net

▼1박2일 떠나볼까▼

1.경주 꽃마을한방병원 도착→상담 후 건강진단→점심식사→전통 한방치료 및 물리치료

2.경주박물관, 불국사 등 관광→무공해 한정식으로 저녁식사→모닥불 놀이→병원에서 숙박

3.아침식사 후 천마총 등 고적답사→점심식사 후 건강 상담→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