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內戰 치닫나… 이라크 ‘잔인한 봄’

입력 | 2004-03-04 20:17:00


이라크가 전쟁의 후유증을 딛고 안정을 찾을까, 아니면 보스니아처럼 피비린내 나는 종족간 내전에 휩싸일까.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가 1일 정식 헌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기본법 역할을 할 ‘이라크 임시헌법’에 합의할 때만 해도 주요 외신들은 이라크의 민주화가 순탄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하루도 안돼 시아파 최대 종교행사인 아슈라(3월 2일·애도의 날) 때 발생한 동시다발 폭탄테러로 270여명이 사망하면서 내전의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멀고 험한 안정의 길=존 애비제이드 미국 중부군사령관은 3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 서 “주권이양 때까지 희생자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6월 말 이라크 주권이양을 앞두고 이를 방해하려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활동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외부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로 계속 유입되는 것도 이라크의 안정에 위험요소다.

이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중동의 모든 과격단체에 소속된 테러리스트들이 민주정부 수립을 저지한다는 목적을 갖고 이라크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군과 이라크 정치인들은 수니파 근본주의인 와히비즘에 뿌리를 둔 알 카에다 테러집단과 연계된 조직들이 이라크 내 시아파 세력을 약화시키고 종족간 갈등을 일으켜 미국의 이라크의 정치 일정을 지연시키기 위해 폭탄테러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족간 이해 대립 심각=시아파와 수니파 등 아랍족과 쿠르드족, 투르크멘족 등도 주권이양을 앞두고 정치주도권을 잡기 위해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라크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에 눌려 상대적으로 숨죽이고 살았던 시아파는 이라크 종전 이후 미군정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접선거를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바그다드와 이라크 중서부를 근거지로 한 수니파가 시아파의 급부상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란 점. 또 후세인 정권 때부터 줄곧 독립을 추진해온 쿠르드족 역시 연방제를 통한 자치권 획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슈라 사건 배후 논란=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이라크 주재 연합군 관계자들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인 아부 무사위 알 자카위를 배후로 지목했다.

애비제이드 사령관은 “우리는 자카위가 이번 사건과 연계됐다는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사건 전날 밤 미군 특수부대가 자카위 조직망을 급습해 바스라에서 제3의 공격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종교적 갈등에 따른 테러였다는 견해도 있다.

프랑스 전략문제연구재단의 장 프랑수아 다구장은 “수니파인 전직 바트당원들로 구성된 게릴라 단체들이 시아파 내부의 갈등을 유발해 미국에 적대적이 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저지른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이라크 내 주요 세력의 특징주요 세력아랍쿠르드투르크멘해외유입 이슬람 급진세력시아파수니파인구 비율(%)6015∼2015∼205소수이라크 민주화찬성찬성찬성찬성반대선거방식직접선거간접선거간접선거간접선거반대특징-후세인 정권 시절 박해를 받음-남부지역에 주로 거주-전 세계 이슬람인 중 85% 차지-중부지역에 주로 거주-연방제 도입 주장-북부 모술지역에 주로 거주-조상이 터키인-키르쿠크지역에 주로 거주-알 카에다 테러집단과 연계-종족간 갈등 부추김